레지나 남동생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지난 4월 18일쯤, 동생이 고용주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서 노동청에 갔다. 조사 후 집에 돌아가려는데, 고용주가 동생이 비자가 없고 서류 미비자였다는 이유로 경찰을 통해 출입국관리소에 넘겼다. 지금 동생은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있다.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이유는, 나 자신이 단지 이주노동자로서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살아가기 위해, 분열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상처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손잡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이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볍게 고향을 떠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처럼 익숙한 거리, 언어, 가족을 뒤로한 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우리를 떠나게 한 건 야망이 아니라 절박함이었다. 전쟁, 분노, 박해, 무너진 경제, 기후 재앙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국경 너머로 떠밀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건 따뜻한 시선이 아니라 의심이고, 정의가 아니라 벽이다. 우리는 안전을 찾아왔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정치적인 소재로 이용되고, 숫자로만 취급되며 인간성을 잃는다. 하지만 그 숫자 뒤에는 살아 있는 심장이 있다. 어머니, 아이, 학생, 농부, 그리고 꿈꾸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이주민의 권리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곧 인간의 권리이고, 민주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진짜 민주주의는 이런 권리가 무시되는 곳에서는 자랄 수 없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이다. 강자뿐 아니라 약자를 지켜주는 법의 원칙이고, 아직 투표권이 없더라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일하고, 기여하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것이다. 이주민이 여러분의 밭에서 농사를 짓고, 도로를 만들고, 부모님을 돌보고 있다면, 그들은 낯선 이가 아니라 이 사회의 일부다. 법적으로는 시민이 아닐지라도, 이미 행동으로는 시민이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감옥이 아니라, 길을 만들어달라고. 언론에는 부탁한다. 우리를 편견이 아니라 이야기로 전해달라고. 모든 시민에게도 전하고 싶다. 정의를 향한 싸움은 국경에서 멈추지 않는다고.
이주민의 권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증거이고, 민주주의의 심장입니다. 우리는 자선이 아니라 참된 정의를 요구한다. 우리가 받아들여지기를, 거부당하지 않기를 요구한다. 사람으로서, 이웃으로서, 동등한 존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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